45인승 전세버스 맨 뒷좌석 43번 자리다.
69년 2월 졸업과 함께 헤어지고 난 후 53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이름을 기억하는 190명의 동무들이 오늘 아침에 포천에서 출발하여
고향 말뫼를 들러 의정부와 구리에서 외지에 사는 친구들을 주워실고
강화도로 석모도 보문사를 거쳐 여행을 다녀오는 길
소주에 얼큰하게 취한 눈길로 하나둘 버스에서 내리는 친구들에 모습을 본다.
열명중에 하나인 열아홉이 우리들 곁을 일찌감치 떠나가고
스믈여섯 동무가 하루를 같이보내고 헤어지는 시간
타는사람없는 버스에는 빈자리가 하나 둘 늘어가고
맨 나중에 내려야 할 나는 뒷자리에 앉아 창밖을 본다.
이제 어느 때 떠났다고해도 이상하지도 않을 칠순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나이
두살이 더 많은 친구도 한살이 어린 동무도 있다지만
너 에 이름을 듣고 얼굴을 처음 본지가 한갑자가 되는 60년
예순일곱 줄 주름이 잡힌 얼굴에서도 어릴적 이름은 변한것이 없음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