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허수아비에 꿈
여름 밤
김 영철
2008. 2. 2. 00:09
꼴 짐 위에 얹어온 쑥 한다발
쇠죽끓인 화덕위에 하얀연기로 올라
용구새 틀어올린 초가지붕 넘어 가면
어지런 맘 보듬어 줄 쑥 내음
멍석깔고 드러누운 콧등을 맴돌고
모질게도 달라붙던 모기
연기에 쫒겨 물러난 하늘가
남방칠숙 어우러진 은하수에
흐르는 유성은 홀로 배 를 띄운다
소쩍새 애끓는 울음 풀숲에 여치 달래주다 같이 울고
때 이른 귀뚜라미 가을 온다고 우는 밤
쪽박새는 밤새워 빈 쪽박 바꿔달라
앞산 뒷산 나뭇가기 옮겨울어 동냥을 한다
먹 을 갈아 담은 하늘쟁반 기울이면
쏟아져 내릴것 같은 별 들이
홰 치며 길게 우는 장 닭에 쫒겨
불 을 끄고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고
온 밤을 같이 새운 동무를 보내고 돌아눕는 자리
이슬이 쓰라린 눈가에 흘러 귓속을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