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수필)

혼수이불

김 영철 2019. 12. 1. 20:30


오늘 섣 달 초 하루

예전부터 집안의 종손이라는

둘째 장 조카 혼인을 보러 식구 모두 데리고갔다

나로서는 잔칫집에가서

막걸리나 소주에 취 하는게 목적인데

새 조카며느리 혼수라며 비닐로 싼 이불 한 채를 안겨준다


물끄러미 이불 보따리를 보고 있다

나 장가 들 때

지금에 마누라 그 때에도 처갓집에서

시부모며 시 백,숙. 시 고모.시 이모. 시 외

시누이 올케 시 종형제 시 당숙 에게

그럴듯한 이름새긴 카시미론 누비이불 한채씩 안겨주던..

  

울 마누라가 오늘 그 이불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보인

오늘 혼수 이불을 받는 나 와 당신

좋아할것도 흐믓해 할일도 아닙니다.

이 이불 한채를 받는 오늘이

당신에 세상에서 지금부터 아이들에 세상으로 바뀐단 것을


어제까지는 당신에 아들이고 딸 이 었지만

오늘부턴 우리가 주역이고 당신은 부모이니까

삶 을 계획하고 결정하며 살아갈 주체가 되었으니

그게 보기 고 듣기 싫고 내 주기 아까우면

저희가 드린 이불 덮어쓰고 계시던지  뒤집어 쓰고 계세요

이불이 헤 질때 쯤 이면 뗏 장 덮어드릴테니

괜한 걱정마시고 아무 말 말고 자빠져 있으라는

혼수 이불에 이리도 깊은 뜻 이 있었으리 라고는 


내 미쳐 몰랐다!

증 말로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