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시시한 시
겨울비
김 영철
2020. 1. 11. 21:06
비 가 오는가
굴고개 굽이진 언덕위에
검게 그슬린 아스팔트 덮힌 찻길에
잎 털어낸 낙엽송 가지에도
겨울비는 내리는가
빈속에 털어넣은 소주
빗줄기 따라 흐르는 불빛아래
오르다 멈추어선 명치끝이 쓰린데
어쩌자고 잠 을 깨어
이 밤 빗소리를 듣는가
개울섶에 숨어자는 청둥오리
멀고 먼 고향하늘이 젖어 들 까
나래에 앉은 빗방울을 털어내고
쭉지속에 머리 묻어 잠 을 청할 때
검불이 된 여뀌잎도 드러 눕는 밤
비 가 오는가
아무 듣는 이 없는 이 밤에
누구를 깨우려 겨울비 내리는가
잠 못 들어 붉어진 두 눈 가에
겨울비 주룩주룩 밤 새워 내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