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허수아비에 꿈
불 멍
김 영철
2021. 6. 9. 08:05
불 집을 본다
가리의 불꽃에
소나무 관솔이 타고
참나무 등걸에 불 이 붙어
짙은 분홍빛으로 이글 거리는
그 불집이 내는 엇모리 가락에
불 꽃은 춤을 추고
하늘로 오르는 불 길을 따라가다
불 꽃을 헤치고
그 속에 들어앉아 본다
꺾이고 끊긴 곳에서 피어나는 새하얀 연기
넋 없이 바라보는 얼굴은 익어
매서운 연기로 흐르는 눈물 속에
멍 하니 초점을 잃어가는 눈 길
그 길을 비추는 불 속 에는
연분홍 불 꽃 속엔 처연한 그리움이
새파랗게 피우다 시든 메마른 꿈 이
노랗게 피어 오르는 아릿한 기억이
자줒빛으로 사를 때는 가버린 사랑이
저 뜨거운 잉걸이 사그라들 때면
하릴없는 꿈 도
꿈같은 사랑도
속절없는 그리움 속에서
연기가 되어 피어 오르다
가뭇없이 스러져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