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철 2024. 12. 21. 16:40

길어야 한 달 이다

내가 사람으로 대접받고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이

그 한 달 이 시작되기 한참 전 부터

내게 고개를 숙이고 아는체를 하며

굳은살이 박히고 비틀어진 손 을 부여잡는

보드랍고 매끄러운 손바닥의 느낌은 

어렸을 적 떡머구리를 움켜쥐던 그 맛이다

 

어쩌다 마주치게된 외나무 다리 위

뱁새 눈 에 옥니백이에

곱슬머리에 안짱다리를 하고

펴지지 않는 곰배팔이를 마지못해 내밀어

차갑게 얼어버린 손가락을 붙드는 손 은

조금전에 먹던 미지근히 식어버린

뚝배기에 남긴 기름덩이 보다 미끈 하더라

 

너 와 내가 고개를 숙이고 살아야 하는게

너 는 길어야 한 달 남짓 이겠지만

난 삼년 하고도 열한달을 그래야 한다

넌 삼년 열한달을 곤대짓을 할수 있지만

난 스무살 때부터 고개 한번 제대로 쳐들어 본 기억이 없고

네가 맨 앞자리에 앉아 거드름을 피울때

나는 맨 뒷자리에 서서 까치발을 뜨고 있어야 했다

 

낼 모레면 네가 다시 인사를 하러 오겠지

그동안 별고 없으셨느냐

더 얼마르고 상처난 손 을 부여 잡으며

무릉도원으로 가자 날 꼬드길 테지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 가 바로 레귤레이션 이니

알아듣지 못할 말로 기 를 죽여 놓고는

어그레시브 하게 알아서 마시자며

법 에 걸린다 소주에 안주까지 얻어 먹고는 

써래 이빨에 고추가루를 끼고

비릿한 웃음만을 남기고 너는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