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바보의 눈물

내란의 봄 &2

김 영철 2025. 3. 28. 08:08

-내란의 봄 &2-

 

어미의 젖가슴을 겨눠 대검을 착검하고

아비의 미간에 총부리를 들이대라며

옆구리에 탄창 꽂고 허리에 수갑차고

투시경으로 비춰 간첩과 종북을 찾아

영현빽에 빨갱이를 쳐 넣겠다며

계엄을 실은 장갑차는 쏜살같이

쿠데타를 태운 헬리콥터는 바람같이

국회로 선관위로 몰려 갔더니라

 

피 와 죽음을 부르는 계엄에

빈 손 맨몸으로 맞선 민중의 가슴속은

산 자여 따르라는 그 말을 길라잡이로

무서움도 잊은채 밤 길을 나섯지만

왕 이 되려는 돼지앞에 둘러 앉았던

내란의힘 이 된 개새끼 들은

맘대로 계몽되지 않는 백성을 향해

누런 송곳니를 드러내 으르렁 거리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할퀴어 대던 밤

 

행여 나 없는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찌르지는 않을까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내란의 공포앞에

은박지 한 장을 둘러 두려움을 감추고

따듯하면 물러지는 초코렛이 될까 봐

난로ㅅ가 아닌 길바닥에 주저앉아

소한이 대한이 얼어 죽던 그 섣달

진눈깨비 내리는 밤 을 꼬박 새웠어라

 

갑진년 섣달 초사흘 그 밤으로 부터

일백하고도 열 닷새가 지났어도

생명없는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헌법정신과 양심은 잃어버린지 오래

인민의 생존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복을 걸친 가증스런 헌재를 향한

백성의 피울음은 불 이 되었고

회오리로 일어 산천으로 옮겨 붙어

온 세상을 태울듯이 질풍같이 번지는 봄 

 

햇볕을 가린 연무 자욱한 하늘가에는

까마귀 무리만이 떼지어 지져울고

삼월이 다 가도록 웃음을 잃은 땅 위에는

진달래 한 가지 꽃 을 피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