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을 향해 “유엔의 이름을 함부로 팔지 말라”며 최근 한국에 주둔해 있는 유엔사령부가 남북철도 협력사업 조사를 불허한 것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작심 비판은 유엔주재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대사가 17일(현지 시간) 긴급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누가 정말 국제사회를 속이고 사기를 치며,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는가”라면서 미국 정부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네벤쟈 대사는 “이른바 유엔사령부는 기구(organization)의 이름 뒤에 숨어 있다. 타이틀(title)에 속지 말라. 그것은 실제로 비무장지대(DMZ)에서 미국이 관할하는 군사체제이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유엔사)은 철도사업 재개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initiative)하려는 실제적인 조치를 막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남북한 철도사업 재개가 남북한 정상 합의인 판문점선언의 중요한 내용 중에 하나”라며 “하산-라진 삼각 프로젝트를 포함해 철도사업 협력은 유엔이 결의한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대화와 협력을 실행시켜 주는 것이 타당하지, 훼방을 놓아서야 되겠는가”라며 미국을 정면 비판했다.
네벤쟈 대사는 이어 “아직도 미국은 분단된 한국에 자신들의 이기적인 이익을 위해 친선(good-neighborliness)의 새싹을 희생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있는 유엔사령부가 21세기의 베를린 장벽과 유사한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그러한 행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도 명기된 ‘현 상황에 대한 평화적, 정치적, 외교적 해결 노력 추구’ 의무를 침해한 것이라면서, “다른 말로 하자면,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명백하게 그들의 이른바 ‘북한 최대한 압박 정책’과 연계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네벤쟈 대사는 또 “미국이 이 지역(한반도)에서 자신들의 국가안보와 유엔 안보리를 혼용하는 습관을 확대하면서, 유엔 안보리를 강제하고 공격하는 방법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불행하게도, 오늘 (긴급)회의도 이러한 사례(rule)에서 예외가 아니다”라고 거듭 비난했다.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은 불가능”
한편, 네벤쟈 대사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 보고서에 개입하고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유엔 결의 내용에도 없는 명백한 감정적인 주장(statement)”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북제재위의 보고서에 러시아가 압력을 가했다는 헤일리 대사의 주장에 관해서도 “보고서를 작성하는 패널은 객관적이고 불편부당(unbiasedness)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들이 처음에 준비한 보고서는 그런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보고서에 관한 문제 제기는 “완전히 정상적인 관행”이라면서 “전문가 패널의 작업은 말 그대로 우리(유엔)의 통제를 벗어나 점점 정치화돼왔고, 이제는 미국 입장(vision)의 인질이 됐다”고 비판했다.
레벤쟈 대사는 이어 “제재가 외교를 대체할 수 없고 또 제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북한을 건설적인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면서 “장애물을 만들 것이 아니라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만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오히려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양방향 길이 돼야 하며, 북한이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한다면 (북미)합의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소미아 굴욕에 부쳐 (0) | 2019.11.22 |
---|---|
명언들! (0) | 2019.11.02 |
2019년 10월 24일 (0) | 2019.10.24 |
시국선언문 (0) | 2019.09.26 |
윤석열과 검찰 (0) | 2019.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