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바보의 눈물 25

별 그리고 봄

-별 그리고 봄- / 덕보 이 사월의 바람은 고향에서 오는가?살구꽃 내음은 옷 섶을 열어 날리고가지를 떠나 지는 꽃 잎은 바람에 실려내리는 눈송이를 따라 흩날리는 봄 에 구름을 넘어온 달 은 미리내 앞에 머뭇거리고갈곳없는 마음하나 그 냇가에서 외로이 삼수(參首)저문 밤 하늘을 헤적이고 있다 그 어둠 저편에서 이름 모를 별 하나찬 비에 젖어드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가?가뭇하니 멀어지는 하늘을 건너가며이 봄의 속절없는 밤 에 불러보는 너의 이름은스며들지 못 한 젖은 가슴에서 스러져 가도아직 못다한 이 봄의 끝자락 어딘가에서스치듯이 라도 마주할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이 봄이 데려간 그리운 그 얼굴은예쁜 꽃 보다 더 보고싶은 너 이기에지울수 없는 아름다운 너 에 이름 이기에! (2025년 4월14일. 세월호 열한..

내란의 봄 &2

-내란의 봄 &2- 어미의 젖가슴을 겨눠 대검을 착검하고아비의 미간에 총부리를 들이대라며옆구리에 탄창 꽂고 허리에 수갑차고투시경으로 비춰 간첩과 종북을 찾아 영현빽에 빨갱이를 쳐 넣겠다며계엄을 실은 장갑차는 쏜살같이쿠데타를 태운 헬리콥터는 바람같이국회로 선관위로 몰려 갔더니라 피 와 죽음을 부르는 계엄에 빈 손 맨몸으로 맞선 민중의 가슴속은산 자여 따르라는 그 말을 길라잡이로무서움도 잊은채 밤 길을 나섯지만 왕 이 되려는 돼지앞에 둘러 앉았던내란의힘 이 된 개새끼 들은맘대로 계몽되지 않는 백성을 향해누런 송곳니를 드러내 으르렁 거리고날카로운 발톱으로 할퀴어 대던 밤 행여 나 없는 사이에사랑하는 사람을 찌르지는 않을까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내란의 공포앞에은박지 한 장을 둘러 두려움을 감추고따듯하면 물러지는 ..

내란의 봄 &1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는가의 걱정보다 윤석열이의 탄핵 구속과 석방은?국민의힘이란 정신병동의 상태는?광화문과 여의도로 쪼개진 개신교의 광란은?서부지법을 때려부순 극우 귀태는?  1년 넘게 일 끊긴 사무실에서 들춰보는 이판사판 난장 정치는?무너져 내린 다리 위의 경제는?헛 다리 마저 꼬여버린 외교는?기울어 버린 허수아비 국방은? 하나같이 민중의 분노를 유발하는법비들이 벌이는 칼 질 망치질 소리와대권을 훔치려 질러대는 좀비들의 울음에언론이란 허울을 쓰고 내뱉는 가래끓는 헛기침  거꾸로 가는 세상에서 살아 남으려한국은행권 모두 털어 산돌 반지 하나에 목숨을 걸고줏대는 꺾어져 곤두박질을 치는 날날아가던 전투기도 놀라 폭탄을 떨구더라 탐관오리는 백성을 걱정하지 않아서백성이 나라를 근심해야 하는이 풍진 세상을 만나 ..

정치질

길어야 한 달 이다내가 사람으로 대접받고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이그 한 달 이 시작되기 한참 전 부터내게 고개를 숙이고 아는체를 하며굳은살이 박히고 비틀어진 손 을 부여잡는보드랍고 매끄러운 손바닥의 느낌은 어렸을 적 떡머구리를 움켜쥐던 그 맛이다 어쩌다 마주치게된 외나무 다리 위뱁새 눈 에 옥니백이에곱슬머리에 안짱다리를 하고펴지지 않는 곰배팔이를 마지못해 내밀어차갑게 얼어버린 손가락을 붙드는 손 은조금전에 먹던 미지근히 식어버린뚝배기에 남긴 기름덩이 보다 미끈 하더라 너 와 내가 고개를 숙이고 살아야 하는게너 는 길어야 한 달 남짓 이겠지만난 삼년 하고도 열한달을 그래야 한다넌 삼년 열한달을 곤대짓을 할수 있지만난 스무살 때부터 고개 한번 제대로 쳐들어 본 기억이 없고네가 맨 앞자리에 앉아 거드름을 피울때..

용산 참사

"피보다 진한 물"을 갈망하던 정권에서는 꽃 같은 아이들이 세월호에 갇혀 바닷물 속에서 숨길이 막혀야 했고,"술 취해 어퍼컷"을 날리는 검찰치하에서는용산 대통령궁 앞에서 장기가 파열되고 뼈가 으스러져 숨 이 멎었다.​차갑고 짜고도 쓴 바닷물이 숨길로 밀려올 때콧속을 찌르는 맵고도 아린 고통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가던 기억을 지나넘어진 몸 위로 덮쳐오는 또 다른 발길질과 함께짖 이겨지는 고통속 어두워지는 눈길에 오는 너나 에 숨길을 막은 너 또한 내 위에 엎어져 숨길이 끊어졌구나​사람위에 사람이 있고 그 위에 또 다른 사람이 덮쳐아무런 원한도 없이 사람이 사람을 죽이도록 만들어 놓고"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를 버려라" 다짐을 받고"주최와 주체가 없어 책임을 물을곳이 없다"면서"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

무넋고개

이웃집 이장에게 맡겨둔 도장이누런 갱지에 벌건 인주밥과 함께 나도 모르게 찍혔달 적에나는 이미 산목숨이 아니었더라 초여름 신새벽 들이닥친 인민군이내어달라는 지게를 혹여나 잃을까 하여힘들게 지게로 짐을 져 날라준 날얹그제 물꼬에서 다툰 게 명 재촉 한 거였어라 집에 라디오도 없어 세상 소식을 모르고보도연맹이 무언지 부역이 뭔지 알지도 못했소누렇게 부황든 여편네와 새끼들을 보며보리쌀 한말 준다기에 그냥 따라 갔댔소 둘러멘 따발총으로 날 겨눌까 겁이나서땔나무 한두단 내어주고 장작 몇개비 준게캄캄한 밤길 길라잽이로 마지못해 나서준 게노역인지 부역인지도 알지 못했소 공회당으로 모이라는 칼빈총 든 순사가 무서워아뭇소리도 못하고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소두레에 든 이웃과 보리 갈 일 얘기하다에무앙 총구에 옆구리를 찔려 ..

무럭고개

왕방산이 동으로 흘러골짜기를 이루는 후미진 자리외북으로 넘나들던 고갯길 중턱가채리 산47번지에는 그들이 있다. 한국전쟁중에 중공군과 싸우다 산화한국군이 묻혀 있던 자리라는기가 막히는 거짓 팻말을 세워 놓은 곳 에는 빨갱이로 몰리고 부역자란 죄로한 구덩이 속에 학살되어 쓸어묻힌 백성들에총알이 뚫어버린 가슴에 맺힌 한 인 듯이대검에 끊어진 동맥에서 솟구쳐 오르는묻힌 이 들의 피 눈물 인 양맑은 샘물은 얼음장을 헤치고칠십여년 세월을 하루도 끊임없이 흘러 나온다 ​천년을 산다는 거북이가 토해내는시린 이 물을 두손모아 받아 들면 나뭇가지 그림자 사이사이로할아버지가 보이고아버지도 있고당숙도 이웃집 아저씨도 있는아리고도 아린 이 물로 목 을 적신다​먹는 물로는 좋지 않다고 팻말에 써 붙여는 놓고도이 샘 윗쪽에 수백여..

순교터 에서

구읍천이 한내와 만나 그 물줄기가 더 큰 한내로 흘러들면서구읍천이란 이름이 끝나는 곳,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 723-3 번지홍인과 레오라는 세례명으로 구한말 천주교 신자가 포천현이 있던 곳에서오 리 남짓 떨어진 이곳에서 사형집행이 이뤄졌던 것은 어떤 연유였을까,구읍천은 포천현 관아에서 일 리도 채 안되는 앞 을 흘러 순교터에 이르는데가까운 개울가를 놔두고 왜 굳이 이곳을 사형 집행장으로 선택하였는지 생각을 더듬어 본다. 굴 고개 마루에 떨어진 빗물이 논배를 지나 내 어릴적 기억으로는 피머리란 옛 이름을 가진직두리를 들러 풍류산을 휘감아 돌고 현감이 호령하던 읍내를 비켜 이성계 벌판 끄트머리에서한내로 어우러져 한탄강으로, 종내에는 임진강으로 흘러갈 적에,옛 이름은 잊힌 지 오래, 구읍천이란 어설픈 한자 이..

공주의 무덤

동두천시 상패동의 공동묘지!어느 공동묘지나 묘비가 있는 무덤은 드물다지만 묘비 대신 꽂혀있는 나무 말뚝에 쓰여있는 번호!이름 대신에 당시의 보건증 번호인듯 한 숫자"1101"(경향신문 8월 14일 김창길 기자의 기사와 사진 인용)양공주, 양색시, 양갈보, 유엔 마담으로 불리며,유식을 뽐내던 놈 들은 기지촌 여성이라 꼴에 문자 흉내를 내어 부르던 여인들!"이름도 몰라요 성 도 몰라 처음 본 남자품에 얼싸 안겨 붉은 등불 아래....!"나무 말뚝마저 이제는 썩어져 그나마 흔적이랄 수 있는 번호마저 스러지고 있는 이 아픈 무덤 앞에서,양키, 니그로를 찍어 미국을 향해 "미투!"페미니즘을 외치며 여성인권을 읊조리고 선택된 미투에만 매달리는 인권 운동한다는 강시들 이시어,무엇 때문에 이런 죽음 앞에는 "찍"소리 ..

친구에 부도(浮屠)

눈덮힌 산사에 적막한 뒷 뜰차가운 부도속에 앉았는가 누웠는가곰 닮았던 모습은 어디가고외로운 돌덩이만 말없이 서있는가잔들어 부딪치며 나누던 덕담이제는 들어줄 동무 하나없구나 지금쯤은 모든 것 잊고 놓아두고어느 만큼이나 떠나갔나산새마져 날지않는 이 추거운 날 아무려도 잊혀지지않는 어제만 같아따뤄도 비워지질 않는 종이컵을보니살얼음지는 술잔속에 구름은 어는데 새로이 깍아세운 화강암 石 은뽀얗고 하얀 살결이 눈 같이 곱건마는비 맞고 서리에 얼기를 여러해에너 에 얼굴이듯 저승꽃은 피어나리라

장준하선생 겨레장에 올리는 헌시

님 께서 떠나신지 서른아홉 해이제서야 우리의 가슴속에 겨레장이라는 이름으로 님 을 모십니다 내 나이 스무살 아직 안되던 해나 태어나 태 를 묻은 곳 포천그 외딴 여우고개 뒷편 약사봉에서동족을 난도질하던 무리들에 의해임시정부의 혼이 스러지고진실이, 정의가 쓰러져 묻히고야 말았습니다  유신의 서슬이 우거진 녹음보다 더 시퍼렀던 팔월의 열이렛 날님 이 누우신 바위위에 서기가 어렸다는 라듸오만 겨우 울었던 때 에알음알음으로 소문으로만 제우 전해들은님 의 소식은 참담하기까지 했더랬습니다 내약사 계곡의 맑은 물줄기도 자등령 넘어가는 구름도여우고개 지키고 섯 는 장승도덕재 화전 밭 땅콩서리 하던 다람쥐도바람결에 전해들은 소식에 울고명성산을 천여년 만에 통곡하게 했습니다 님 이 그렇게 가시온지 서른아홉해가 지났건만지금..

문둥이

가슴 속 눈물이 몸뚱이에 진물되어 흐르는 날차츰 허물어져 가는 육신을 원망하며헤어져 드러나는 속살에 눈물바르고햇살이 두려워 어둔 날 길 을 나설때 이 길가 에선 돌팔매를 몆대나 맞을까사나운 개 는 물어뜯을 듯이 달려들고몹쓸놈의 문둥이 새끼어린애 업어가려 왔느냔 그 끔직한 소리  전생에 지은업이 무에그리 많아하늘의 벌을받아 문둥이로 살아야 하는 일그러지고 주저앉은 얼굴을 가린곱게 빨아두른 헝겊은 진물보다 눈물로 더 젖었더랬소 진달래 핏빛 몽우리로 번지는 멍울개나리 노오란 눈물되어 흐르는 진물헌데를 대패로 밀어 버리려고도 나을수만 있다면 양잿물 속이라도 들어가뼈 만 남기면 새살이 돋을 것이라고도   보이시요 내 모습이생각나시요 던지던 돌맹이가들리시요 외마디 비명이아시겠소 소금물에 담겨 절궈지던 곪 은 육신의..

적군(敵軍)묘지

휴전선 아래 적성 답곡리 산55북향하여 흘러내린 느린듯이 가파른 적군묘지  이름없는 님의 무덤앞에는 이름모를 들꽃이 피었습니다 속절없이 지나간 세월속에서 이름모를 잡초도 같이자랐습니다 나무말뚝에 님의 이름대신 똑같은 이름무명인 이라는 이름아래 님들은 그렇게 묻히셨습니다 한나라에서 태어나 다만 적군이었다는 이름 때문에아 는 양지바른곳 국립묘지로 갔는데적 이라는 님들은 머나먼 고향마을  북녘을 바라보며 응달진 곳 햇볕도 비켜가는 음습한 흙 속에이름없이 누워서 얼마나 우셨습니까 고향땅에 두고온 사랑스런 식구들을 어찌잊으셨습니까그리운 고향산천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하셨습니까 님 을 찾는 이 하나없고술 한잔 올리는 이 없는 눈 감을수 없는 목숨을 내어주고 얼마나 원통하셨습니까 염습도 못받으셨겠지요돌아가신날 기억..

구제역(驛)에 앉아서

외양간엔 침이 흐르고돼지우리에선 발굽이 빠지는 그런 병이 돈다고쇠꼬챙이로 찌르고전깃불로 지져가며이리몰고 저리몰아  구덩이 속에 떨어진어미돼지 새끼돼지서로를 부르고 짓 밟으며 외마디 비명 속쏟아지는 흙더미에 묻히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고 어미소는 독물주사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숨 이 끊어질때갓 난 송아지 먼저 쓰러진 곳 바라보는말 못하는 축생의 눈에도 눈물이 흐르더라 어차피 아귀같은 인간들의술 상위에 밥상머리에 얹혀질 몸도축장으로 끌려가 칼 맞아 죽고정 맞아 죽어온몸이 갈기갈기 발리어져 이리저리 실려 갈 걸 그렇지 못한 죽음은 같더라도남 보기라도 흉하지않게 가른 배는 덮어라도 주고못 감은 눈은 흙이라도 들어가지않게 감겨달라애원도 하였소만창호지 한장 덮지못한대신생석회 흰가루로 분을바르고 묻혀지는 축생의 몸 인간..

달 빛

흐트러진 머리가슴팍에도 미치지못하는 키높이일그러지고 주름진 얼굴가까이 앞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는 눈길이어도 이 못난 자식도 자랑이신 듯당신은 땟거리가 없어도어리한 자식눈에 선한 손주끼니라도 거를세라 그 많던 모진세월중에지금같이 걱정스런때는 없었노라 마디마디 뒤틀린 손가락물끼없는 손길을 감추시며꼬깃꼬깃 접힌 지전 석 장을쓰다듬다 부서져버린 국수 한 봉 속에 감추어 내미시는 엄 마!................................늦은 밤 목구멍 아래에서 올라오지 못하는 그 이름 달 아!...............................네 빛이 너무밝아 부끄러운 내모습이 보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