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황제단식을 보고

김 영철 2019. 12. 1. 21:17


오가며 지나는 길 가

단식 한다는 사람을 본다.

이 한겨울에 그것도 길거리 보도블럭 위에서.

근데 이 단식하는 이 하는 말 이

일본과 군사비밀보호협정 연장을 위해

죽을 각오로 단식한다며 엄숙하고 무게있게 각을 잡는다.

아침나절에 오기를 밝혔다는데

해질녘이 되니 털모자를 쓰고 오리털 파카를 덮어쓴다.


어차피 죽을 각오였다면

굶어 죽으나 

얼어 죽으나 그게 그 건데...

굶어 죽으면 고통이 길 

하룻밤 새 얼어 죽으면 힘들게 오래 버틸필요없이 

편하게 얼어죽었다고 시비할 놈이 있을까 

또 한겨울에 객기부리다 아까운 명 재촉할것 같아

그게 못내 걱정이 되어 그랬는지는 모르겠다만


한달여 전 머리를 깍 던 날 에는

애국가를 틀어놓고 조무래기들 앞 뒤로 세우고

그것도 대궐앞에서 기래기 찍새 모두 불러놓고 그러길래

오래전부터 닛뽕 사무라이를 존경하여

할복보다 한단계 높여 목 을 찌르려는줄 알았더니

바리깡에 애꿎은 머릿털만 잘렸단 소식을 듣고

이발소에서 머리깍을 돈 만원이 아까워서 

그래서 그랬었는 줄 을! 


내 미쳐 몰랐다!

증 말루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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