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오신분, 그리고 의정부. 연천,
포천에서 오신 동지, 동두천의 깨어있는 시민여러분 고맙고 감사합니다.
옛적부터 우리는 두레라는 품속에서 그 품을 나누고 모으는 것으로
어려움은 헤치고 두려움은 이겨내고, 끼쁨에는 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는 민족이었습니다. 이곳 동두천의 아픔을 함께하려는 저는
포천깨시민연대 대표 김영철입니다.
인사드립니다.
이곳 동두천에는 미군기지가 있고, 이웃 연천 지역은 미군 훈련장.
그리고 포천에는 500여 만평 미군사격장이 정전 72년여를 차지하고 있는 곳,
어느곳 하나 아프지 않은 땅이 없고, 외세의 침탈이 없는 날 하루 없이
이 아름다운 산하를 뒤흔들며 짓밟아 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가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해방 50여년이 지난후에야 확인할수 있었고, 이에 못지않은 미군 위안부가
이 땅위에서 참혹한 환경아래 고통과 죽임을 당하였다는 진실을 안 것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살아있는 증거가 여기에 남아있는 ‘낙검자 수용소’라는
미군 성병 관리소인 것입니다. 여기에 갇혀 과다한 페니실린 주사에 의식이 흩어지고,
그러다 죽임을 당하면 머지않은 곳 상패동 공동묘지에 대충 그러모은 봉분아래 묻히면,
번호하나 쓰여져 꽂힌 나무말뚝이 우리 누이들의 생 의 마침표가 되었고,
빠져나올수 없이 갇혀있는 우리의 누이들을 보면서 미군들은 철창속에 갇혀있는
원숭이같다고 조롱과 멸시를 섞어 이 수용소를 ‘몽키 하우스’라 불렀던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이라고는 찾아볼수조차 없던 시절의 그 자리에서 우리는 오늘
아프고도 슬픈 역사를 지키고자 그 자리에 모여 섯습니다.
이 자리 바로위에는 전쟁기념관이 있습니다.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진동하는
한국전쟁은 국가가, 지자체가 기념관을 짓고 세우는 것은 다시는 이 땅위에
전쟁의 참화를 막고자 한다는 의미로 지었다면,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비록 낡고 허물어졌지만 ‘낙검자 수용소’를 보존하여 다시는 이런 위안부라는
슬픈 과거를 되풀이 당하지 않겠노라는 의지마저,
위정자에게는 ‘혐오시설’이 되고, 소요산이란 관광지 ‘이미지 실추’를
핑계로 철거해야 한다는 개발논리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엄중하게
묻지 않을수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이 나라 대한민국은 정체성이 무너지지 않은 곳 하나없이,
망원경을 거꾸로들고 북한을 노려보며, 남북한 간의 최소한의 평화와
안전장치마저 폐기한채 전쟁을 부추키는 윤석열정권의 막무가내 앞에서
국민은 언제 또 다시 참화를 불러올지를 몰라 공포에 떨고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군은 이 땅과 하늘, 그리고 바다를 제집 드나들 듯 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도 불사할 것 같은 행동을 아무 거리낌없이 저지르고,
빈터로 남은 미군기지의 반환마저 뭉개고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민중이 나라를 근심해야 하는
이 참담한 현실앞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것은
정치도 아니요, 위정자는 더더욱 아닌 민중의 피로서 대한민국이
존재하였다는 사실에서 보듯, 우리는 여기 ‘낙검자 수용소’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우리의 바램이 이루어지는 값진 자리가 될것이라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역사는 지워지고 헐리워져서는 안됩니다.
이 소요산 골짜기에, 상패동 공동묘지에 뿌려진 눈물이 말라버리게 놔둘
수는 없는것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선열의 말씀으로 연대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