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이야기(마무리 안된)

밤 까먹으며

김 영철 2009. 10. 12. 17:46

 

고슴도치 닮은 가시틈새에 배꼽이 있고

뱃살 주름 있는곳 막대기 찔러 제끼면

가시 벌어진 사이로 누른빛 도는 풋 밤톨

 

앞니로 껍질까고 번이를 벗길때

입안에 가득차는 떫은맛과 풋내음

혀가 곱아 밷어내지 못한 번이와 같이

침묻은 쌍둥이 밤 을 나눌사람 누구련가

 

어렵게 살던 옛 날 시커먼 손에 누런코 묻은

쌍둥이 밤 혼자 먹으면 이 담에 장가가서

쌍둥이 낳는다고 그리도 걱정 하시던 할머니

 

쌍둥이 증손 보시는게 걱정이 아니고

형제간 에 나눠먹고 살라시던 그 뜻을

머릿털 허옇게 된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데

오늘 밤 한 톨을 쥐고보니 뿌연 눈물이 흘러라



                                4342.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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