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림굿
무당이 되기 위하여 반드시 치러야 하는 의식이 내림굿이다.
내림굿은 무당의 통과의례 중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그 절차와 의식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엄숙한 시간이다.
그러나 요즘의 내림굿을 보면 예전과 달리 많이 생략되었다.
또 만신들 마다 조금씩 내림굿을 하는 절차와 형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형상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내림굿은 새로 만신이 되는 신애기의 말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꼭 정해진 절차와 형식에 매여서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림굿 중 생략해서는 안되는 순서가 있는데 그 의식이 바로 잡밥 넘기기라는 허주굿과 녹잡기, 그리고 머리 풀고 다시 올리기 의식이다.
황해도 내림굿의 절차와 형식을 김금화 선생의 책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먼저 내림굿을 하기 전에 반드시 건립을 다녔다. 건립에서 모은 쌀을 가지고 떡을 쪄 내림굿을 시작한다.
내림굿은 본래 허주굿 또는 허튼굿, 허침굿이라는 부정한 잡신을 물리치고 몸과 마음을 정하게 하는 굿을 먼저 한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하는 것이지만 요즘은 동시에 이루어진다.
보통 허주굿을 하고 내림굿을 한 다음 무녀로서 굿을 주관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갖추어지면 다시 솟을굿을 하는 것이다.
신딸이 되면 해마다 신어머니에게 녹을 받아 와야 한다. 정월초사흘 신어머니 신당을 찾아 절을 하면 신어머니는 신령님에게 기원을 해준다.
“00동에 사는 00제자 올해에도 성수님을 뵙고 신령님의 영검 받으러 왔으니 가지 뻗어 줄기 뻗어 영검녹 주시고 불릴녹 주십시오.”
라고 하면서 불기나 녹상에 부어 놓았던 쌀을 신딸 치마폭에 담아주고 신전에 집어 놓았던 종이에 관官자가 새긴 도장을 찍어준다. 이것을 녹 받는다고 한다.
내림굿 순서는 만신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얼마전 있었던 한연지 선생의 내림굿 중 중요한 의식들을 정리해 본다.
①신청울림
②일월성신맞이
일월대를 들고 동이 위에 올라 일월성신맞이를 한다. 일월대는 동쪽으로 뻗은 소나무가지에 빨강치마노랑저고리를 입히고 그 위에 도포를 다시 입히고, 명두를 달아 만든다.
일월다리는 소창을 일곱 번 빨아서 사용한다. 첫 번째로 신애기가 신명을 바다 모시는 과정이다.
③상산맞이
일월맞이가 끝이 나면 신어머니가 상산맞이를 한다.
④물베 바치기
물베 바치기는 요즘은 잘 하지 않지만 신애기가 얼마나 잘 불리 것인지를 알아보는 순서다.
동이에 물을 담아 수라천(삼베)의 한쪽 끝은 신애기가 잡고 다른 한쪽은 신어머니가 잡아 삼베를 물동이 안으로 조금씩 집어 넣어며 긴노래를 띄운다.
『사행용왕님 명진주, 복진주, 외길 진주, 솟을 진주를 많이 돋혀줘요. 동해용왕님, 남해용왕님,서해용왕님, 북해용왕님, 용왕님 진주 많이 돋혀 줘요.』
삼베가 물속에 잠기면서 솟아오르는 물방울을 진주라고 한다. 이때 물방울이 많이 올라 올수록 신애기는 큰만신이 된다고 한다. 물베는 말려서 걸립대감베로 사용한다.
⑤칠성거리
⑥허주굿 · 허튼굿
허주굿은 신애기의 몸에 있는 잡신을 모두 물리고 정신을 흐리게 하는 허튼 귀신을 벗겨내어 올바른 신을 모실 수 있도록 정화시키고 신병을 완치시키는 순서로 다른 말로 잡밥넘기기라고도 한다.
오곡밥에 오색천을 잘게 썰어 넣어 머리에 이고 동서남북 사방으로 달려가 춤을 추다가 바가지를 뒤로 넘긴다. 이때 바가지가 엎어지지 않고 바로 놓여야 허주가 잘 나갔다고 한다.
이때 00수비를 외치면서 바가지를 넘기기도 한다.
『에라만세 / 물러가요 / 허주말명 / 돌아가요 / 천지신명/ 모시고 들제 / 먼저왔던 잡신들 / 썩 돌아가요/ 어린 고깔 / 벗겨가요 / 어린 청기 거둬가요 /내놀아 나서서 /몸에 정기 말게 하고 / 몸에 결박진거 풀어줘요 /전신만신에 외로 감기고 / 바로 감긴 결박 풀어줘요 / 비몽 중에 벗겨보이던 발명 / 허물다 거둬 가요/』
⑦방울·부채 찾기
⑧말문 열어 공수주기
⑨무구 던져주기
무구는 만신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성스러운 도구로 신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매개물이다. 신어머니가 신애기에게 무구를 던져 줌으로써 정식으로 새로운 만신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때 신어머니는 신애기에게 덕담을 건넨다.
⑩녹타기
녹타기는 새 만신이 어떻게 불릴 것인가를 살펴보는 것으로 뚜껑 있는 주발을 사용한다.
보통 몰, 쌀, 돈, 콩, 재, 여물, 뜸물 등 만신마다 종류가 조금씩 다르며 해석도 분분하다.
『모리를 가자 / 모리를 가자 / 외길바리 /불릴바리 / 쌀바리 / 재바리 / 오곡바리 / 인에 노적허리다 /산에 노작 쌓아놓고 / 없는 백성 골고루 살게 / 도와주자 / 큰무당이 나라 만신되어 / 같이 살자 / 똑같이 / 한길을 가자 / 이웃을 사촌처럼 / 빈한가중 / 부귀천 돌아 / 무손한 가중 / 세대 봉사하여 주어라 /』
⑪머리 풀고 다시 올리기
신애기가 새로운 만신이 되었다는 것을 고하는 의식이다.
즉, 인간으로서의 삶을 끝내고 신에게 시집온 것을 알리는 의식으로 신어머니가 청솔가지로 정화수를 찍어 머리를 씻어준다. 이 의식은 맑은 물로 부정을 깨끗이 풀고 항시 맑은 마음을 가져 없는 사람 도와주고 마음 정하게 먹어 만신으로 살면서 욕을 먹지 말라는 다짐을 하는 의식이다.
이때 신어머니의 덕담으로 순간 모두 눈시울 붉히고 잠시 후 신어머니와 산애기는 부둥켜 안고 대성통곡을 하게 된다.
『에라만세 / 허튼 말명 / 허튼 귀신 / 물러가고 / 인간의 귀설 / 다 물러갈 제 / 맑은 마음으로 / 검으나 땅에 / 희나 백성 / 보살필 제 / 불리러 가요 / 열러가요 / 일월명두 / 솟을 명두 / 아흔아홉상제 / 무지개 걷어 / 열두 대신 / 불릴러 갈 제 / 하늘이 울어 천둥대신 / 땅이 울어 지둥대신 / 천둥지둥 뇌공 대신 / 외길대신 불릴대신 / 말문대신 글문대신 / 열두 나라 각국대신 / 불리러 가요 / 동서남북에 / 불리러 갈 제 / 오기로 가요 / 불리러 가요/ 닫은 문을 열러 가요 / 높은 산에 / 눈 날리듯 / 옅은산 재 불리듯 / 억만 장안에 / 팔만석에 / 불리러 가요 /사바세계 돋우 불려/』
이어서 신어머니가 성수거리를 하면서 신애기에게 공수를 주고 당부를 한 다음 이어서 대감을 놀고 난 뒤 뒷전을 하고 굿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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