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얀 드레스에 수 놓은 사랑은
귀엣머리 올린위에 꽃 같이 고웁더니
좀 이 들고 손 때 묻어 얼룩진 웃음
달빛에 바래어져 희끄무레한 눈물
잊혀지고 버려지는 껍데기마져
어른아른 비치는 은빛거울 이었소
내 사랑이란 욕심에 미움이 일고
손 타고 빛 바랜 미더움 끝에 남을새
이 세상 내 사람 어디에 있으랴만
눈 먼 날에 잠시 속이고 떠나는 것을
언약믿어 머물다 미련한 정 만 남은
응어리진 애증 몽글 몽글 맴돌고 있다
안해 몸/김소월
들고 나는 밀물에
배 떠나간 자리야 있스랴.
어질은 안해인 남의 몸인 그대요
아주, 엄마 엄마라고 불니우기 전(前)에.
굴뚝이기에 연기(煙氣)가 나고
돌바우 아니기에 좀이 들어라.
젊으나 젊으신 청하늘인 그대요,
착한 일 하신 분네는 천당(天堂) 가옵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