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 정월

은혼銀婚에 부치는 시

김 영철 2013. 7. 30. 07:15


새 하얀 드레스에 수 놓은 사랑은

귀엣머리 올린위에 꽃 같이 고웁더니

좀 이 들고 손 때 묻어 얼룩진 웃음

달빛에 바래어져 희끄무레한 눈물


잊혀지고 버려지는 껍데기마져

어른아른 비치는 은빛거울 이었소


내 사랑이란 욕심에 미움이 일고

손 타고 빛 바랜 미더움 끝에 남을새

이 세상 내 사람 어디에 있으랴만

눈 먼 날에 잠시 속이고 떠나는 것을


언약믿어 머물다 미련한 정 만 남은

응어리진 애증 몽글 몽글 맴돌고 있다




안해 몸/김소월


들고 나는 밀물에
배 떠나간 자리야 있스랴.
어질은 안해인 남의 몸인 그대요
아주, 엄마 엄마라고 불니우기 전(前)에.

굴뚝이기에 연기(煙氣)가 나고
돌바우 아니기에 좀이 들어라.
젊으나 젊으신 청하늘인 그대요,
착한 일 하신 분네는 천당(天堂) 가옵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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