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좋은 너 에 노래

대금

김 영철 2014. 11. 9. 21:57

사람은 꼭 같은 모양의 물건을 만들지만, 
자연은 꼭 같은 대나무를 만들지 않습니다. 
대나무마다 두께가 다르고 굵기도 다르고 생긴 모양도 다르며 그 단단하기도 각각입니다. 
이같은 대나무를 사용하여 악기를 만드는데 있어서 애시당초 정확한음정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또 죽관악기의 구조상 그것을 연주하는 사람의 자세나 습관에따라 음정이 미세하게 달라집니다. 
예컨데 저취는 좀 숙여서 불어야 제음이 나는데 젖혀서 부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약간 높은 음을 내게 되고, 역취에서는 반대로 젖혀서 불어야 하는데 덜 젖혀서 음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금은 타원형의 취구를 갖고 있어 평취에서 불면 숙이고 젖혀부는데 약 반음의 차이를 보입니다. 이같은 음의 폭은 동양음악의 특성과 같습니다. 
서양음악이 면과 입체성이 강하다면 우리음악은 선율의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서양화가 다양한 색으로 화면에 꽉차게 그려졌지만 동양화는 여백을 많이 두고 단조로운 색을 사용하여 여백을 두는것과 이치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음악은 선율의 음악이라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기위해 악기도 거의 모든음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대금에 있어서 음을 밀어 올리거나 꺽어 내려서 중간의 음을 곡선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아름다운 동양적 선율을 만들어 내는데 있어서 악기가 다양한 음정을 갖는 이유 입니다. 

전자피아노나 디지털음을 들으면 기계적이고 정확한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음악을 연주하는데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피아노 조율사가 음정체크기로 음정을 맞춘다음에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귀로 들어서 알맞는 소리에 맞게 다시 재조율을 합니다. 

이 질문을 통해 내가 궁금한것은 "질문자의 음정기준이 뭔가?" 하는 것입니다. 동양음악의 특성이 고려된 질문으로 한다면 "음은 알맞게 나오는가?"라고 압니다. 이점이 대금의 제작자들마다 자신의 주장을 갖는 이유입니다.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 황종을 Eb에 맞추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지만, 음을 더 높여서 E에 가깝게 제작합니다. 이 기준음을 통해 음은 안배하여 12율명에 맞게 악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참고 할 것은 우리의 12율명은 서양의 12음과 근소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립니다. 

어쨌든 대금은 매우 다양한 음을 구사할 수 있게 구조된 조상들의 훌륭한 유산입니다. 
새가 우는듯한 화려하고도 들뜨는 소리와 슬픈듯 애잔하고 구성진 소리를 감성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악기는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다 합니다. 따라서 대금산조같은 음악은 세계어느나라에도 없는 우리민족만의 
고유한 문화 유산입니다. 

우리의 12율명은 성양의 음정과 꼭 같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산조대금은 12음을 다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선보곡을 연주하는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곡의 조에따라 연주가 가능한 곡도 있고 안되는 곡도 있습니다. 
대체로 산조대금으로 연주를 하려면 필요에 
따라 반음을 만들어서 써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조를 바꿔서 5관청으로 적응하여 연주가 가능한 곡을 골라 연주하면 됩니다. 선곡의 문제가 있습니다. 
정악대금이나 가송중금등의 정악계열의 악기는 조이동만으로도 왠만한 곡의 연주는 가능합니다. 가요를 연주하고자 한다면 산조보다는 정악계의 악기를 사용하심이 맞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