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어버이의 자식이요
나는 한 여자의 남편이요
나는 두 아이에 아버지요
나는 한 친구의 동무였더라
아들로태어나 효도는 꿈도못꾸고
남편이 되어서 사랑도 못주고
애비가 되어서도 풍요를모르게하고
하나뿐인친구에게 베풀지도 못했더구나
그래 얼마나 얻었는가
지금 무엇을 이뤘는가
나는 아낌없이 주었는가
네게 남길것은 있는가
오월에 밝은햇살은 어둠을삭이고
봄비에 생명을틔우는 대지위에서
새들은 알을품어 노래하고
꽃들은 다투어 피어나는데
새끼거미같이 모두흩어진 집 속에서
이제 무슨꿈을찾고 또 무었을얻으려
그렇게와서 지금 이렇게돌아보니
이순에이르기를 비틀거리며 겨우겨우예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