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앉아 담배한개피를꺼내물고 밖을바라보면 주택가한가운데 빨간네온이번쩍이는 개신교회가있고,
교회담장으로둘러쳐진 빗살휀스아래에는 나 사는빌라에서내놓는 쓰레기더미가 음식물찌꺼기와 뒤섞여있다.
여름날 해질무렵 집집마다에서 내놓는쓰레기가쌓이고나면 어디선가에서 고양이한마리가나타나,
담장에올라서 살펴보고, 더미를 헤쳐도보고, 냄새도맡아보며 뉘집에서나온쓰레기인지 검사를한다.
동물기피기능이있는 음식물찌꺼기가아닌 까만봉지에담겨버려진 닭뼈, 북어대가리, 돼지오돌뼈를골라 허기진배를채우고있다.
가끔은 시커먼고양이도 나타나지만 터줏대감인 누런얼룩고양이에쫒겨나고 얼룩고양이는 겨우주린배를채우고있다.
바로옆 체육공원으로 밤산책이나 운동, 에어로빅을하려는 남여노소할것없이 반바지에 나서는개중에,
애완고양이,강아지를끌어안고 나서면서도 쓰레기더미의 도둑?고양이는 발길질로쫒는다.
오늘저녁어스름에는 새끼고양이세마리를 데리고,끌고나왔는데 시절이하수상하니 먹을것조차없는지 빙빙돌아보기만한다.
저하나 뱃속채우기가 고단한터전에서 새끼까지낳은걸보니 배고픔보다 동물적인본능이 더 절실했던것같다.
어떤일이있더라도 애완용으로 신분상승이될수없는, 또한 야성에길들여져 갇혀서는살지못할줄아는지 모르는지,
새끼들을 고달픈세상에내어놓고 먹이를찾아두리번거리는모습이 대한민국에서살아가는 가난한우리들의모습하고 다르지않아보인다.
애완고양이나 애완견은 주인이정해주는 저희들끼리만의 족보를따지고 기름기흐르는털을헤치고 혼사를이루고,
야생,도둑고양이나 개와는 절대있을수없는 그들만의혈연을이어가고 애완동물의만남으로 주인까지도만난다.
애완동물은 자기와같은동족은 사람이라여기며 같은동족을보면 갈기를세우고이빨을드러내며 살기를띠는데,
버려진동물들이 자신의존재를망각한채 그들을바라보며 자신도그들과같은줄로착각하는 멍청한짓거리를서슴치않고있다.
목줄에묶여있으면서 집을지켜야하고, 순종하면서 남은찌꺼기로 목숨을이어가다 결국에는 가마솥에들어가야하는,
자신이 어떠존재인지도, 비를맞고 한댓잠을자며 추위에떨어야하는것이 자신의운명인지도모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