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눔 서울구경!
혼자 서울 동창회가기 심심하던차에 대순이가 어찌갈거냐고 전화를한다.
잘됐다.
포천에서 시외버스를타고 수유리가서
전철로 한 정거장가면 고향산천이라니 같이 가자하니 그러자고한다.
10시10분 버스를 타렸더니 얼레 이 시간 차 가 줄어 50분에 있는데,
10시차 가 아직 안온것같으니 기다려보란다.
10시50분 차를 타면 좀 늦을것이고,
그러면 점심먹고 바로 되돌아 와야할 나로선 난감한데,
3005번 수유리행 버스가 들어온다.
수유리에 내려서 역으로가려니까 대순이가
'한 정거장 거리인데 그냥 걸어가자'
난 척추관협착증때문에 걷기가 고통스러운데 무심결에
'그러지 뭐' 하고 따라걸으며 오랜만에 와보는 서울거리를
두리번거리며 구경하기에 바빴다.
모임장소에 도착하니 11시40분 쯤
2층에 예약했다는 쥔장말에 올라가보니
한쪽구석에 열 두서너명의 할매들이 모여 점심을 먹으려하고 있어,
우리동창들인가 둘러보니 우리보다 년식이 5~6년은 족히 넘을거같고
낮익은 얼굴도 없기에 예쁜 종업원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칸막이 안 이
우리 예약장소란다.
재식이가 오나 하고 전화를 해보니 버스를 타고 오는중인데 한 정거장
전이라며 오늘 술한잔 먹으려고 차를두고 온다며 나보고 일찍왔네 한다.
목이 마르기에 물을 마시며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바라보는데,
동창놈 하나 머리가 쑤욱하고 올라온다.
'저놈도 일찍오네!'
속으로 중얼거리고있는데 전화가온다.
재식이다.
'5번 출구를 나왔는데 수유리쪽이야? 어디야?' 한다.
나 '포천쪽이 아니고 서울쪽으로 150미터라고 했는데 100미터도 안돼!'
'알았어!' 바로 전화를 끊는다.
금방 오겠네하며 지금 올라온놈에게 웃으면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려니
아 이놈이 구석자리에 앉아있는 할매들한테로가며 얼굴 가득히
웃음을 짓는게 아닌가!
속으로 '아 저놈 발바닥 넓으네 식당에서 그것도 남자도 아닌 지긋한 할매들을!'
'서울서 나랏돈으로 월급받으며 살더니 퇴직하고서도 여전하네!'
시골 전화국에서, 울릉도로 귀양까지 갔다 온 나로선 여간 부러운게 아닌데,
따르릉하고 내 특유에 핸펀이 울린다. 또 재식이다.
'어 김사장 들어오지않고 왜 전화를 해?' 하니 착각을해서
미아역에 내려야할걸 한 정거장전 미아4거리에서 내렸단다.
'아 서울서 그 오래 살던친구도 별수없구나' 속으로 그러면서
옆자리 갔던 동창을보니 상황이 이상하다.
동창놈은 손을내밀어 웃으며 악수를청하는데,
어?
저 할매 손 을 뒤로 감춘다!
그러고 뭐라 하는데 나와에 거리가 5미터 쯤되고,
난 귀에서 휴대폰을 떼지도 못하고있는상태라
무슨 대화가 오고갔는지 알수가없는데
이놈이 멋적은듯이 내게로 되돌아 온다.
'어 오랜만이야 일찍 왔네 여기서도 아는사람을 만난거야?'
악수를 하면서 이놈 하는말이
'아니 우리 동창인줄알고 갔더니 아니래'
'그럼 저 할매들중에 아는얼굴이 하나도없는데 그냥 간거야?'
'응'
'너 우리 여자동창들 얼굴 모르냐?
그냥 오랜만이야 하면서 손 내밀었어? 이름도 안 부르고?
'아니 너 있고 여자들 모여있어 우리동창인줄 알았지'
'야 우리 자리에가서 술이나 먹자 어쩌다 이지경 이!'
'난 소준 안먹어 막걸리 머글래'
양재기에 막걸리를 같이 마시는데 목구녕아래에서
'큭'하고 사래가 들리는 걸 애써 참는다.
아!
서울은 참 요지경 속이구나!
오늘 서울구경은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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