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이 휘날린다.
태풍과 맞먹는 바람이라지만 얼마른 땅위에 먼지가 일고 티끌이 날려 뱁새 눈을 했더니,
비루스로 인적이 드문 거리에 마주친 마스크로 얼굴을가린 이 가 왜 째려보느냐고 한다.
경자년 이 몹쓸 년!
이른 봄날에 때 아닌 태풍이 불고, 비루스 광풍이 휘몰아 친다.
어릴적 동무 빙모상인데 은행ATM 기계앞에서 부의봉투를 내밀며 문상을 한다.
"위로의 말 을 멀리서 이렇게 하네, 애통함을 추스르고 어르신 편안히모시기를 바래"
서울대병원이 어디쯤인지 가늠할수도 없는 시골놈이라서 감염병이 아니라도 갈수가 없는 걸
비루스를 핑계로 애써 합리화시켜본다.
십 수년전만 하더라도 가까운친구가 상 을 당하면 같이 밤 을 새워주고,
장지로 상여를메고 달구질에 봉분에 떼 를 입히고 물린 평토상에 둘러앉아 음복을 하였는데
오래지않은 시간동안에 세상은 ATM기계앞에서 문상을하고 SNS로 장례를 바라보고있다.
내일은 무얼하나
일 없는 사무실에서 문틈으로 날려 들어오는 먼지를 쓸어내며
강 건너 경찰서에 미친듯이 휘날리는 깃발을 우두커니 바라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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