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손바닥에 얼굴을 비춰 보면
으깨진 시멘트와 자갈을 비벼넣은 머릿속은
생각마저 스치로폼 같아서
물 도 색감도 스며들지 않는데
소금기 허옇게 배인 저고리는 쉰맛을 내고
촛점 잃은 눈길은 별 위에 흩어진다
아는것은 어디 쓰일데가 없고
배운대로 벌수있는 곳 보이지 않는
오래묵은 병 처럼 언제나 앓는 배고픔만이
멀건 보리죽인들 마다하지 않으랴 만
잘 익은 노을을 품 에 안고
나는 밤 을 새워야 했다
밤 새워 마루틈새 쏠아대는 바람
시리고 저린 아픔에 눈물도 지지않는 날
쳐지고 옹그라드는 어깨를 감싸 안고
별 을 헤다 세다 얼어자는 밤 이면
허수아비 기울다 기울다 쓰러지듯
손바닥에 어리는 내가 거울속에 있다
하루일을 얻으러 나온 인력 사무소
여섯시가 채 되지않은 시간 사무소 앞 한냇 개울가에 앉아 동 트는 하늘을 본다.
반월산 위로 높고 낮은 구름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해 말없이 가고 저 너머에서 오르는 햇빛을 받아 붉게 물들고 있다.
노을빛에 비추인 한냇개울도 붉은데, 청둥오리는 햇살이 비춰야 잠에서 깨려는지 고요하기만 하다.
노동자의 새벽은 아프기만 하다.
그래서 하늘도 아픈듯이 붉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