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 정월

포천 장

김 영철 2024. 11. 21. 17:28

화물트럭 튜브 속에 몸 을 구겨넣고

때 타월에 이쑤시개 까지 얹힌 구르마를 밀고

차디찬 장마당을 기어 유행가를 끌면

 

동짓달 싸늘한 천막 아래

소줏잔이 돌고 빈 병은 구르고

연탄 화덕 위에선 메추리가 옷 을 벗고

그리고 붙인 눈썹아래 붉은 입술이 오물대면

바지에 묻은 서글픔을 털어내는 웃음이 인다 

 

이칠장 삼팔장 사구장을 돌아

오일장 싸전마당 앞에서 뻥이요하던 이

지난 장 부터 냅다 호루래기를 불면

온갖 내음이 어우러진 한냇가 둔덕은

저마다 시커먼 비닐봉지 속에 아픔을 숨기고

 

아는 얼굴과 마주치면 무슨말을 할까

속 주머니에 남아 있을 삶 에 그림을 헤는

흩어진 강냉이 마저 사라진 공구리 바닥에는

쓸 데 없는 동전 한닢 주울게 없다

https://youtu.be/XlIRyKLQJ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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