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트럭 튜브 속에 몸 을 구겨넣고
때 타월에 이쑤시개 까지 얹힌 구르마를 밀고
차디찬 장마당을 기어 유행가를 끌면
동짓달 싸늘한 천막 아래
소줏잔이 돌고 빈 병은 구르고
연탄 화덕 위에선 메추리가 옷 을 벗고
그리고 붙인 눈썹아래 붉은 입술이 오물대면
바지에 묻은 서글픔을 털어내는 웃음이 인다
이칠장 삼팔장 사구장을 돌아
오일장 싸전마당 앞에서 ‘뻥이요’하던 이
지난 장 부터 냅다 호루래기를 불면
온갖 내음이 어우러진 한냇가 둔덕은
저마다 시커먼 비닐봉지 속에 아픔을 숨기고
아는 얼굴과 마주치면 무슨말을 할까
속 주머니에 남아 있을 삶 에 그림을 헤는
흩어진 강냉이 마저 사라진 공구리 바닥에는
쓸 데 없는 동전 한닢 주울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