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전표를 꿰어든 손가락 사이로
배암이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있다
햇볕이 눈부신 하늘 언저리에
창문이 열리고
독한 담배를 물고
내려다보는 눈빛은 독사의 눈이다
벌겋게 익은 얼굴에
면도칼로 밀어버린 머리통은
듬성듬성 한 흠집
덜 아문 자리에서
시뻘건 눈물이 삐져 나올듯이
올챙이 뱃가죽같은 말갛게 부풀은 셔츠속에
몸 을 감추었나 보다
바퀴가 비틀리도록 등짐을 얹고가면
구렁이 순사가 무서워
여의주 물고있는 놈 어깨에 걸치고
꼭두새벽 덜 떨어진 눈꼽사이로
몸뚱이에 흙 칠한 커다란 덤프를 몰고
용龍 도 오고
왕王 도 오고
가시가 빼곡한 푸른장미꽃 피었어도
천년을 산다는 거북이는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