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을 추는 팔월

출하실

김 영철 2013. 7. 19. 13:31


노란 전표를 꿰어든 손가락 사이로

배암이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있다

햇볕이 눈부신 하늘 언저리에

창문이 열리고

독한 담배를 물고

내려다보는 눈빛은 독사의 눈이다


벌겋게 익은 얼굴에 

면도칼로 밀어버린 머리통은

듬성듬성 한 흠집

덜 아문 자리에서 

시뻘건 눈물이 삐져 나올듯이

올챙이 뱃가죽같은 말갛게 부풀은 셔츠속에

몸 을 감추었나 보다


바퀴가 비틀리도록 등짐을 얹고가면

구렁이 순사가 무서워

여의주 물고있는 놈 어깨에 걸치고

꼭두새벽 덜 떨어진 눈꼽사이로

몸뚱이에 흙 칠한 커다란 덤프를 몰고

용龍 도 오고

왕王 도 오고

가시가 빼곡한 푸른장미꽃 피었어도

천년을 산다는 거북이는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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