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을 추는 팔월

푸념

김 영철 2013. 8. 31. 15:24

 

사랑은 희생이라해도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 치고

사랑은 주는거라도

한량은 죽어도 기생집 울타리 밑에서 죽는다니

그러지못한 난 양반도 한량도 아니되고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질 때는

생각이 있어서 떨어진달때

그나마 굼뱅이 생각만도 못되나 봅디다

 

노루 때린 몽둥이 삼 년 우려먹으며

참깨 들깨 노는데 아주까리 못 놀까보냐

모야무지(暮夜無知)나대며

간다 간다 하면서 애 셋 낳고 간댈적에

암 말 않고 그냥 보내주고 말 것을

 

더러운 마누라 악 한 첩이

빈 방보다 낫다 그리들 말하고

부처님 살찌고 마르기는

돌쟁이에게 달렸단 말에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난 인정에 막혀

호랭이에게 개 꿔 주고서도

도깨비가 무식하면

부적도 안 통한단 걸 몰랐습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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