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대소리 시월

김장

김 영철 2013. 11. 19. 15:26

 

별빛에 영근 생강을 갈고

달 품은 마늘은 곱게 다지고

마디 없는 대파 쪽파 마디마디 끊어 

끼끗하게 알 배인 절군 배추에

허벅지 미끈한 무우는 채 치고

푸른 갓 헹구어 쓰고

붉은 고추로 입술 칠하고

새우 젖가슴 내어 간 을 맞추니

입동 지나 휑하던 마음에 짭짤한 온기가 돈다

 

소주잔에 한 살 나이를 담아

배추쌈에 혀를 감으니

꽃피는 산골을 지나온

비 에 젖은 무지개 아래

까치밥 남은 감나무

첫눈은 내려 쌓일 때

숭숭 썰어 붉은 깍두기 칼칼한 알타리 달랭이

젖빛 시원한 동치밋국에는 

살얼음 쩡하니 주름지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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