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에 영근 생강을 갈고
달 품은 마늘은 곱게 다지고
마디 없는 대파 쪽파 마디마디 끊어
끼끗하게 알 배인 절군 배추에
허벅지 미끈한 무우는 채 치고
푸른 갓 헹구어 쓰고
붉은 고추로 입술 칠하고
새우 젖가슴 내어 간 을 맞추니
입동 지나 휑하던 마음에 짭짤한 온기가 돈다
소주잔에 한 살 나이를 담아
배추쌈에 혀를 감으니
꽃피는 산골을 지나온
비 에 젖은 무지개 아래
까치밥 남은 감나무
첫눈은 내려 쌓일 때
숭숭 썰어 붉은 깍두기 칼칼한 알타리 달랭이
젖빛 시원한 동치밋국에는
살얼음 쩡하니 주름지어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