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
갖잖은 글자를 더듬어
쥐새끼를 나무랐고
암탉을 꾸짖었느니
내가 끄적인 글귀를 보고는
빨갱이라 욕지거리해대던 동무
종북이라 비웃던 동료
조금은 유식하단 어떤놈은 좌파라고
그 년놈들의 세상이가고
그 년놈들이 끈떨어진 갓 신세가된지 한해남짓
세상은
권력은 바뀌었어도
.
.
바지주머니에 두손을찌르고
휘적휘적 걷는다
집히는것 하나없는 빈 공간
애써 무엇하나 잡히는게있나 휘저어본다
예순을넘은지 삼년
이런삶도있었나하며 일흔을향해가는
걸음을
가슴을 허전하게하지만
차라리 아무것도 집히지않는
아무거나 집어넣을수있을 빈주머니가
차가운손을 따듯하게 맞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