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을 추는 팔월
내린천에 칠월 장마가 짙어
푸루른 물이 굽이쳐 흐른다
고무통 뱃머리에 도사공이 앉아
아홉 풍류객을 강물에 던져두고
물을 끼얹어 희롱하며
강물에 집어넣어 기를 죽이고
급 한 여울목에서 배를 뒤집네
이순이 넘도록 동네 방죽에서
개헤엄 배운 게 전부인데
휘돌아 용 솟는 강물 속에서
내린천 물을 모두 마셔버렸다
넓따른 바위에 모로 드러누워
불쑥 나온 뱃통을 어루만지니
폭포수가 내리고 홍수가 지듯이
인제읍성이 물속에 잠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