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보름 오늘이 설, 단오, 추석, 동지와 함께 5대 명절 중에 하나인 백중
이른 봄부터 그 뜨거운 여름 내내 고된 농사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잡초와에 싸움이었던 김매기를 끝내고 닳고 닳아 뭉툭해진 호미를 씻는다는
호미 씻기와 백중놀이로 하루를 보낸다는 날에
선영 가생이에 일궈놓은 밭 김매기를 사흘 전 끝내 놓고 오늘은
깨시민연대 회원들과 어울려 닭 두 마리 삶아 찹쌀죽 끓여 먹고
오방진 굿 사물놀이를 한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않은 날, 장구를 치는 등어리로 땀은 흐르지만
강습이 잠시 쉬는 시간 '덩더궁 덩더궁 따쿵 따쿵 쿵따쿵' 엇모리 가락으로
'강원도아리랑'을 흥얼거리다 '정선아리랑'을 노래따라 내키는 대로
장구를 쳐 보지만 장구가락에 영 맛이 들지를 않는다.
그러나 저러나 내 흥에 내가 겨워 '초한가'도 마스크 속에서 웅얼웅얼 거리다
아우님이 나눠먹자고 들고오신 옥수수며 호박, 가지에 풋고추를 한자루 얻어
짊어지고 오는 길, 코로나바이러스로 하루해는 일그러졌다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길 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녕은 있다'듯이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부터 선영 청룡좌에 솟아있는 바위가 날카로운데가 있어 궁리끝에
드러나는 돌을 주워쌓아 자리를 만들고 선산에 자생하는 산국화를
늦가을에 피어 날적에 눈여겨 보아두었다가 꽃이 지고 난 뒤 옮겨심어 둔 것이 작년 가을
올 봄에 움이 트고 겉 자라는 줄기를 다듬고 잡초를 뽑아주었더니 탐스럽게 어우러져,
찬 이슬 내릴때 쯤 이면 가지마다 노랗게 꽃 을 피우겠고, 화단삼아 만든자리에는
3년차 되는 눈개승마 잎사귀로 뒤덮여 있다.
유난히 바위와 돌 이 많은 선영
백호자리에 놓인 바윗틈에도 어렵게 얻은 노간지나무와 묘목으로 산 연산홍과 회양목을 작년 봄에
심어 두었더니 두해 가까이 되면서부터 제법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고,
오늘 백중에 선영에 오신 형님은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계시고, 단오와 초복, 그리고 입추에
세번이나 벌초를 하였지만 선영에 잔듸와 잡초는 뜨거운 여름햇살에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