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대소리 시월

젓대소리 (1)

김 영철 2014. 12. 14. 22:22

 

두자가웃 쌍골패인 대나무에

세로넓은 취구하나

가로넓은 청공하나

작고동그란 지공여섯

외로남은칠성공을 마디맞춰 뚫어놓고

가느다란 노끈꼬아

자근자근 역고 묶은

 

왼어깨에 살포시 기댄젓대

그 붉은 입술에

뜨거운가슴 더운기운을 불어넣으며

왼손목을꺽어 지공셋을 감추고

오른손세가락으로 여닫기를하니

 

청공을 울리는소리 하늘에닿고

지공을 여닫는소리 땅을울리며

만년을 잠들어있던 바위를깨워

천년을지나도록 끊김없이이어지누나

 

여울물 흐르는듯

버들가지 하늘하늘

솟는 샘 맑은듯

새순인듯 여린듯이

묏등성이 넘고너머

비탈진길 굽이구비 휘돌아들어

 

푸른숲 붉은꽃가지사이 꾀꼬리노래

개구리울어 지새우는

밤꽃 하얗게피는밤 님에 속삭임

불붙은 단풍의 뜨거운숨결 

눈내려 잠못드는 겨울밤의그림을

 

가락에 얹어

마디마디 정간을따라

나에혼과 넋의소리를 부르네

부네 

님과 날과 사랑노래 젓대를 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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