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사꾸라가 피었습니다.
밤 이면 얼었다가 낮 이 되면 녹았다가 하여도
그런 봄 이 네해가 흘렀서도 사꾸라는 또 피었습니다.
산 비탈 응달진 곳에도 진달래는 때가 되니 어김없이 피는데
울타리의 개나리는 벌써 꽃잎이 하나 둘 지고 있는데
자즈러 진 듯 새하얗게 사꾸라는 그렇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강남 갔던 제비도 돌아 온다는 오늘이 삼짓 날 인데
다른 동네에는 돌아온 제비를 맞으며 노랠 부르는데
우리 동네에는 제비도 보이질 않고 아이들에 노래소리도
들리질 않습니다.
희뿌연 하늘가에서 눈물이듯 방울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에
옷자락은 얼룩이지고 들석이는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저 주저앉아 목놓아 울어도 울어도 메아리 조차 없는 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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